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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심훈의 초대전
“누정(樓亭), 선비의 풍류를 머금다”

사진가 김심훈의 초대전
“누정(樓亭), 선비의 풍류를 머금다”


전시 기간
2021년 7월 11일(토) ~ 8 월 5일(목)
작가와의 만남
             사진가 김심훈       
             2021년  7월 17일(토) 오후 3시
장     소
대전 유성구 덕명동 593-3(2층)
문     의
Tel. 042)822-8887. E-mail. dhwa0770@hanmail.net



 갤러리 더빔은 이번에 전시가 사진가 김심훈의 “누정(樓亭), 선비의 풍류를 머금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심훈 작가의 작업세계를 조명하고 한국 누정의 아름다움과 누정의 인문학적 의미를 되새겨 보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작가는 10여 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국의 누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고자 했던 작가의 의지를 확인 할 수가 있다.

한국 누정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과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의 조화를 이루면서 조성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누정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중심으로 선비의 풍류, 자연과 어울림, 누정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누정에는 옛 선비들의 기품 있는 풍류가 스며져 있다.  선비들은 누정에서 자연을 벗 삼아 스스로를 수양하는 장소로 이용하였고, 선비들은 산수가 좋은 곳 힘을 쏟았다. 때론 정치적 견해와 사회적 울분에 대해 논의하고 서로를 달래는 선비들의 교류와 문화적 공간의 장이자 소통의 장이었다. 김심훈 작가는 누정안에 내재되어 있는 올 곧은 선비의 삶과 정신을 흑백에 절제된 시선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한 흑백의 간결한 누정사진을 통해 한국건축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누정과 함께 했던 선비의 풍류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누정의 멋을 험뻑 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작가 노트 >
 2008년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찾다 보니 정자가 마음에 들어왔다. 정자에 대해서 여러 서적과 정보를 찾아 연구했고 그러면서 중국의 정자와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의 것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새삼 다시 알게 되었다. 중국의 정자는 우리나라의 모정처럼 지나는 사람 누구나 쉴 수 있는 특징이 있고, 일본의 정자는 정원에 딸린 부속 건물인 반면 우리나라의 정자는 부속물이 아닌 정자 자체로 단독적이고 완전한 독립 건축물이다. 전국의 정자 중에서도 문화재로 등록이 된 것들을 남기고 싶었는데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내가 만난 정자는 대부분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있었다. 

이런 정자를 표현하는 데 흑백으로 하고 싶었다. 정자의 지붕 기와 선이나 주변의 풍광을 디지털 카메라나 컬러로 찍어서 여러 가지를 표현하는 것보다는 흑백의 단순성으로 정자를 표현하고 싶었다. 흑백으로 찍은 또 다른 이유는 정자의 색감이나 느낌도 컬러가 아니고 흑백이어야 더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겠다 생각한 거다.

독립적인 정자를 그 자체로 오로지 정자만 제대로 보이게끔 표현하고 싶어서 나뭇잎이 많을 때나 주변 색깔이 울긋불긋할 때는 일부러 안 찍었다. 나뭇잎이 정자를 가리거나 풍광에 현혹되는 것을 피하고 정자를 집중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겨울하고 늦가을에만 찍기를 고수했다. 정자의 완전체가 다 보일 수 있도록.

대형 필름 카메라로 기획한 이유는 정자의 디테일을 더 심도 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눈으로는 보이는 섬세함의 감탄을 작은 카메라로는 잡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암실 작업도 내가 직접 꾸며서 작업하는 이유도 내가 찍은 작품이니까 내가 만들어서 내 해석을 보여주고 싶었다. 남의 손에 맡기는 게 아니고. 정자를 찍으면서 느꼈던 현장의 풍경이나 마음속에 담아온 것을 직접 프린트하면서 그 느낌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 미묘한 감각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어서였다.


                                                                        사진가 김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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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길을 묻다. 한국의 정자 
나의 길, 그리고 새로운 길. 한국의 정자 

김심훈 작가는 말 수가 적은 사람이다. 말하기 보다는 듣는 편이다. 말 수를 줄이고 목소리를 낮춰야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리는 이치를 아는 사람이다. 이런 모습은 인간관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진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다르지 않다. 무엇을 찍겠다고 말하기 보다는 찍어 와서 사진부터 보여주는 사람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이번에 누정(樓亭: 누각과 정자)을 소재로 전시회 를 갖는다. 전시는 풍경 속 신비한 분위기와 정취가 느껴지는 사진전이다. 이번 전시는 옛 님과의 만남을 표현하고 있다. 건축조형물로서의 누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옛 사람과의 대화가 느껴지는 사진이다. 김심훈 작가의 작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 볼 의미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작가의 내재적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사진 속에 나타난다. 유행에 쉽게 따르지 않는 고집이다. 편리한 디지털사진을 버리고 복잡하고 더딘 것 같은 아날로그 대형 흑백 필름의 작업을 선택했다. 작가는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한다.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다. 작가는 내적 능력을 발휘하여 도전할 만한 가치를 찾아 나선 용기 있는 사람이다. 누각과 정자에 대한 작가의 흥(興)이 사진 안에 느껴진다. 
 
 두 번째는 대상에 맞서거나 반대하는 반항심이다. 누정은 권력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자연의 정취를 즐기거나 시를 짓고 잔치를 여는 공간이다. 누정을 짓는 장소 또한 더할 나위가 없다. 누정은 풍경을 만드는 시작이고 끝이다. 요즈음 사람들이 말하는 해안가의 좋은 자리는 군 경비 초소가 다 차지하고 산 속 명당자리는 절이 차지한다고 하는 것처럼 그야말로 감탄스러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속 정자의 풍경은 유유자작하고 고즈넉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들만의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없어 바라보고 있었을 시린 가슴을 가진 민초들의 도란도란한 삶의 노고도 잊지 않으려는 작가의 내적 반항심이 사진 곳 곳 에서 풍기고 느껴진다.
 
 세 번째는 사진에 대한 작가의 인내심이다. 만족하지 못하면 될 때까지 찾고 찾아서 기어이 끝을 내는 끈기에 따른 인내심이다. 봄 날 찾아보았던 누정을 겨울에 다시 찾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를 바꿔가면서 다시 찾는다. 쇳덩이도 중단 없이 갈면 언젠가는 바늘이 되지 않겠냐는 이백의 고사를 거울삼아 마음의 칼을 갈고 있다. 암실 작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의 인내심에 사진을 감상하는 우리는 더욱 행복해진다.

 사진은 삼차원의 공간을 이차원의 평면으로 옮긴 대표적인 조형 매체 예술이다. 얇은 종이위에 새겨지지만 결코 얇지 않은 무한한 공간감을 표현할 수 있으며, 짧은 순간의 기록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담고 있다. “글을 쓸 줄 안다고 모두가 시인이 될 수 없듯이 사진을 찍는다고 모든 사진이 다 감동을 줄 수는 없다. 

 김심훈 작가의 “정자와 누각”은 “오래된 미래”이기에 옛 것에 대한 존재(存在)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미래의 대안이 실은 오래전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하는 사진전이다. 이번 사진전을 통해서 작가 자신에게는 변하지 아니하는 본디의 참모습을 깨닫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작가의 사진을 대하는 관람객에게는 평범(平凡) 속에 비범(非凡)이 있고, 비범(非凡) 속에 진리(眞理)가 있음을 생각해 볼 기회이다. 

김심훈은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2017. 12. 09. 여주대학교 이태한